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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로 만들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앉은뱅이밀 라면’

두문불출55 2017. 10. 3. 13:43

[6차산업]

우리밀로 만들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앉은뱅이밀 라면’

- 힐링농업을 추구하는 밀알영농조합법인 천병한 대표 -



밀알영농조합법인(경남 진주시)은 토종 우리밀 종자인 ‘앉은뱅이밀’을 원료로 라면을 출시했다. 수도권의 소규모 친환경 매장 중심으로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난 4월에는 전년대비 2배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밀알영농조합법인 천병한(47) 대표는 “우리밀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앉은뱅이밀 라면’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우리밀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체험장 운영

경남 진주시 금곡면에는 밀알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우리밀체험장이 있다. 

“이곳은 우리밀을 주제로 우리밀의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해 피자ㆍ쿠기 만들기 체험, 우리밀가루 그림그리기, 통밀놀이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준비한 곳입니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 교육과 가족단위 체험을 위해 만든 체험장인 이곳은 작년 한 해만해도 2만명 가까이 방문했다. 

천 대표는 "체험자 모두가 우리밀의 잠재적 소비자이며 우리밀 소비가 늘어나야 계약재배량도 늘어날 수 있다"면서 체험장 운영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우리밀체험장에서는 우리밀을 이용하여 통밀놀이, 삽썰매타기, 우리밀 피자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여 잠재적 소비자를 늘리고 있다.>


우리밀 수요처 확대를 위해 조합 설립

우리밀의 정부수매가 1984년부터 중단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진주지역에서는 바른 먹거리와 식량을 지켜내기 위해 활동해온 농민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해 왔고, 그 주역이 밀알영농조합법인이 위치한 진주시 금곡면 지역이었다. 

이곳에 5일장이 서면서 우리밀을 제분하는 정미소가 운영되었고, 인근 지역인 사천ㆍ고성에도 우리밀 재배가 많았기 때문에 우리밀 생산이 지속되었다. 그러나 대규모 소비처가 없기 때문에 갑작스런 소비 위축은 경영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데, 그 위기가 2011년에 닥치게 되었다.

우리밀 소비를 위한 새로운 수요처 개발이 시급했고, 농민단체에 일하던 이 지역 출신의 천병한 대표를 중심으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2012년 5월에 밀알영농조합법인은 설립하게 되었다. 2017년 현재 법인은 농민 조합원 13명, 임직원 11명의 농촌형 중소기업으로 발전했다. 


  

<우리밀로 만든 '앉은뱅이밀 라면'과 우리호밀로 만든 '호밀라면'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담백하고 속이 편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작년대비 2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전세계 기아를 해방시킨 장본인 ‘앉은뱅이밀’

우리밀은 키가 작아(50~80cm) ‘앉은뱅이밀’로 불렸다. 1905년 일제하에 일본으로 건너가 1936년 농림10호로 육종됐고, 1945년 미국으로 건너가 노먼 볼로그 박사에 의해 ‘소노라 64호’로 육종됐다. 미국 밀의 90%는 우리 ‘앉은뱅이밀’ 유전자를 가진 셈이며, 아시아지역 밀 수확량을 60%까지 증가시켜 기근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이 토종 종자가 가진 가치는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미국의 노먼 볼로그 농학박사는 멕시코에서 수확량이 많고 병해에 강한 키 작은 밀 품종을 만들어냈고, 멕시코는 1963년부터 밀 수출국이 되었으며, 파키스탄과 인도에서는 밀 생산량이 2배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공은 ‘녹색혁명’으로 알려졌고, 그 혜택으로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기아에서 해방되었다. 

이렇게 식량 증산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볼로그는 197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먼 볼로그가 품종 개량에 사용한 종자는 바로 한국에서 수집해간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밀 ‘앉은뱅이밀’이었다는 사실이다. 


당류 높고, 글루텐 함량 낮아 고소한 ‘앉은뱅이밀’

'앉은뱅이밀'은 10월에 파종하고 6월 중순에 수확하는데, 생명력이 강해 병해충에 강하고 단백질 함량이 낮은 특성이 있다. 또한 아토피와 소화불량,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글루텐 함량이 낮고 점성이 높아 면류에 적합하고, 나트륨과 당류 함유가 높으며 풍미가 좋다.

현재 밀알영농조합원 13명이 3만평 농지에서 연간 36톤의 ‘앉은뱅이밀’을 생산해 가공ㆍ유통한다. 수매가격도 개량종보다 높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받으면서 쌀 수매가 보다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소비자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개발한 ‘앉은뱅이밀 라면’

처음 우리밀로 가공된 밀가루와 국수를 출시했지만 생각만큼 소비가 늘어나지 않았다. 햇밀로 가공한 밀가루와 국수는 7월에 출시되어 10월까지 반짝 판매되었다가 이후부터는 판매가 급감했다. 소비자들은 햇밀이 나오면 밀가루나 국수를 사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소비성향이 있어 10월까지 판매를 하지 못하면 그대로 재고로 남게 되기 때문이었다.

이에 천대표는 대중적인 우리밀 소비방안을 찾으려 노력했다. 라면은 끓는 물만 있으면 바로 먹을 수 있어 편리하고 이미 라면소비 인구가 많아진 트렌드를 반영하여 ‘앉은뱅이밀 라면’을 개발하여 2016년 3월에 ‘앉은뱅이밀 라면’을 출시하였다. 


<천병한 대표는 우리밀 재배로 농가 소득을 높이고 우리밀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몸에 좋고 맛도 좋아 작년대비 2배 이상 판매 호조

라면에 필요한 밀 도정은 우리밀만을 전문적으로 제분하는 지리산우리밀영농조합(경남 함양)에서 곱게 제분한다. 라면 제조는 새롬식품(전북 완주)에 의뢰하는데, 20년째 한살림, 두레생협, 초록마을 등의 라면과 식품을 전문 제조ㆍ납품하는 우리 먹거리 전문 제조업체이다.

수도권 생협매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는데 첫해에는 인지도가 낮아 판매가 부진했지만, 올해에는 작년의 두 배 이상의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앉은뱅이밀 라면’을 먹어 본 소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맛있다’ ‘속이 편하다’라는 반응이다. 대기업의 라면과 비교해서도 손색이 없으며, 한 번 먹어본 소비자의 재구매율이 높다.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순한 맛인 ‘앉은뱅이밀 라면’과 매콤하고 얼큰한 ‘호밀 라면’ 두 종류가 생산된다. '호밀라면'은 안성팜랜드에서 재배된 호밀을 원료로 만든 라면이다. 


토종 종자인 ‘앉은뱅이밀’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확대를 위해 우리밀 체험장을 운영하고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우리밀 가공식품 ‘앉은뱅이밀 라면’을 개발해 보급 중인 밀알영농조합협동조합. 천병한 대표는 우리밀을 통해 농민의 소득 안정과 현대인들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고 있다. 


밀알영농조합법인(www.miral1000.com)

경남 진주시 금곡면 죽곡길 7

☎055-754-2956


취재 : 2017. 5. 17.

게재 : 월간 상업농경영 2017년 6월호